바야흐로 때는 2010년 5월 16일..41주 1일...
5월 8일이 예정일임에도 불구하고 둥이의 신나는 발길질은 여전하다. 태반석회가 진행중이기에 아이를 예정일보다 일찍 만나게될지도 모르겠다는 의사의 말에 내심 기대를 했었는데...이녀석 결국 예정일을 넘겨버렸다.
14일 금요일에 병원에 다녀왔다.
아이가 엄마뱃속에서 너무 커버리면 안되니 월요일 새벽에 유도분만을 위해 입원하란다. 인위적으로 무언가를 이용해 출산을 한다는게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한편으론 불안한 마음도 있었기에 입원예약을 하고 돌아왔다...그리고는 둥이에게 반 협박을 했다.
"둥아..얼른 안나오면 약물투여 들어간다..싫으면 얼른 나오려무나.."하고 말이다.
토요일 새벽 ..
이슬을 보았다. 적지않은 양...유도분만을 하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에 웃음이 절로난다.
그러나 진통은 없다..어찌되었든 때가되었다는 생각에 태랑이랑 부지런히 놀아주자는 생각에 태랑이를 데리고 놀이터에 다녀왔다.
일요일 새벽....
두번째 이슬이다...초산과는 다르게 진행이 빠르다는 느낌이다.
경산의 진행은 순식간이라기에 배가 살살 아파오는 느낌에 따라 병원을 방문했다. 조산사의 말에 의하면 2센티미터 열렸다한다..
담당의의 말에 의하면 제법 열렸으니 바로 입원하란다. 왠지 억울하다 아직 밥도 못먹었는데..
식구들만 먹이고 오겠다는 거짓약속을 하고 아웃백에 가서 실컷 먹었다..자연분만 할거고 그럼 어차피 관장인데 ...밥을 먹어야 힘을 쓰지 않겠나..
병원에 입원하니 얼추 오후 3시가 되어간다..진통간격은 약 15분..
오후 5시가 되니 간격이 빨라졌다. 약 5분간격..그러나 이제 3센치미터...괴롭다.
분만대기실로 자리를 옮기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내진을 할때마다 진통간격이 빨라진다..7시쯤 되니 진통의 세기가 장난이 아니다...옆에서 언니가 "12시나 되어야 낳겠네.."라며 나의 날카로운 신경을 자극한다...첫애때는 허리도 주물러주고 옆에서 다독여주던 이들이 둘째라고 아무도 곁에 있어주지 않는다..태랑이는 걱정스런 눈빛으로 엄마를 걱정해준다..예쁜것..
8시가 다 되어가도 진행속도는 절반...
50분쯤 지났을까? 배가 너무너무 아프다..까맣게 잊고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아이를 낳기직전 얼마나 고통스러웠는가 말이다...눈물이 뚝뚝 떨어진다..진통의 간격이 몇분이다 라는 말은 꺼낼 수 조차 없었다..내진도중 양수가 터져버렸다..그리고는 살짝 다급해지는 조산사의 목소리..
휠체어를 탄 체로 분만실로 옮겨졌다. 태랑이때는 걸어갔던 길이었는데..이제는 몸이 천근만근...움직이는것 조차 고통스럽다..
진통이 올때 힘을 주란다..왠걸..계속 아프다..숨돌릴틈 없이 아프기만 하다..그러기를 여러차례..정말 젖먹던? 힘까지 쏟아내고서야... 2010년 05월 16일 늦은 9시 26분... 예쁜 둘째 왕자님을 만날 수 있었다.
얼마나 힘을 줬던지..병실에 와 보니 얼굴에 열꽃이 화알짝....
아이의 터져나오는 울음소릴 듣고 얼굴 한번 마주하고 헤어졌다.
모자동실을 신청해놓은 터라 설레이는 마음으로 아이를 기다렸지만 수간호사의 허락이 떨어져야 하기에 내일이나 되어야 만날 수 있을 거란다..
경산이기에 무엇이든 다 쉬울 줄 알았다..그러나...환상이었다.
분만실에서 병실로 오는길에도 휠체어에 의지를 해야했고 병실에서 또한 움직이는것 조차 힘겨운..태랑이때와는 너무 다른 나의 몸 상태가 낯설기만 하다..
새벽 5시..신생아실에서 호출..
젖먹이러 오겠냐 묻길래 OK했다..아이를 드디어 품을 수 있게되었다..
음...
초음파상으로 보던 얼굴과 다른 느낌이다...내아들 맞나? 3.49킬로그램으로 낳았기에 조금더 통통할 줄 알았더니...너무 작고 가볍다...
젖이 나오지 않는탓에 짧게 면회를 하고 병실로 돌아왔다. 언니가 곁에 있다.
이른 10시경 둥이가 왔다..
간호사가 아이를 돌보는법 몇가지를 설명하고 자연요법에 대해서 질문을 하고는 돌아갔다.
둥이에게 태랑이때와 마찬가지로 자연요법을 시켜주려 했으나 신생아실에 있었던탓에 나체요법은 실패, 단식요법은 8시간에 그쳐야했다. 탈수현상을 대비해 포도당을 먹이고 병실에 돌아와서 분유를 조금 먹였다..그러나 그래도 안하는것보다는 나았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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