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로 돌아와 독일의 낭만도시들로 이뤄진 로맨틱 혹은 로만틱 가도로 출발했습니다.
덜커덩 덜커덩 독일기차 이체에 몸을 싣고 로만틱가도의 시작점 뷔르츠부르크로 가는 중이었습니다.
유레일패스의 종류 중에 세이버패스가 있습니다. 이것은 2인 이상이 일정내내 같이 다녀야한다는 조건으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티켓인데요..1등석 이용이 가능합니다.
뷔르츠부르크로 가는 길에 또다른 예기치않은 인연을 만났습니다.
여느때처럼 1등석에 앉아 이동중이었습니다..그런데 그 자리가 당신들 자리라면서 동양인 두 분이 말을 건네시더군요..기차를 이용할때 원래는 자리예약을 해야하지만 성수기가 아니면 다들 그냥 다닌다하고..지금껏 예약을 하지 않았어도 별 문제 없었기에 생략했던 절차였는데..그날따라 예약을 하셨던 분들이 계셨었네요.
그런데 이분들.. 사업차 독일에 다녀가시는 중년의 한국인 부부셨습니다. 어찌나 반갑던지..기차가 움직이는 동안 함께 동석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타국에서 만나는 인연이어서인지 더할나위없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날이 5월 5일..어린이날이었네요.
태랑이를 보시더니 어린이날 선물 주시겠다며 선뜻 50유로짜리 지폐한장을 내미십니다.
어찌나 당황스럽고 감사하던지..이 마음 담아..언젠가는 다른 누군가에게 베풀수 있는 기회가 제게도 오겠지요?!!
아이를 위한 선물이니 잘 가지고 있다 언젠가..태랑이가 여행을 떠나겠다거나..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자 할때 뜻있게 쓰라고..아직까지 잘 보관하고 있답니다..
이렇게 만난 또 다른 소중한 인연을 뒤로하고 뷔르츠부르크에 발을 내딛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로만틱&로맨틱 가도에 대한 설명을 살짝 하려합니다.
이 여행코스는 독일이 정책적으로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개발한 경로라고 하네요.
뷔르츠 부르크에서 퓌센까지..작고 아름다운 소도시들을 따라가다 보면 로맨틱한 분위기가 난다해서 어떤이들은 로맨틱가도라 부르기도 하더군요..
근데 정확한 이름은 로만틱가도입니다.( 독일 관광청에서 받은 여행책자?에 이렇게 나와 있었습니다.)
이름을 풀이하자면.."로마로 가는 길"..로 중세시대에 이 길을 따라 로마와 무역을 했다 합니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로만틱가도(Romantische strasse)라 합니다. 지금부터..로맨틱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로만틱가도로 들어갑니다..
로만틱가도의 대표도시는 중세시대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로텐부르크와 디즈니사 로고의 실제 모델인 노히슈반슈타인 성이 있는 퓌센이 아닐까 싶네요.
로만틱가도를 따라 여행하는 방법으로는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유로파버스를 이용하는 것이고 다른하나는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유레일패스를 끊어둔 상태이기에 굳이 기타의 비용을 지불하고 싶지 않았기에 조금은 번거롭지만 기차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제일 먼저 도착한 도시는 뷔르츠부르크 입니다.
뷔르츠부르크 역 앞에 공원이 하나 있습니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점심은...햇반입니다.^^
근데...햇반은 어떻게 데웠을까요? 여러날을 되새김질 해봐도 기억이 안나네요..여러모로 아이에게 고생만 시킨것 같아 미안해집니다..
일본에100엔 샵이 있고, 한국에 다이소가 있다면,,,독일엔 1유로 샵이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뷔르츠부르크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있겠습니다.
1945년 3월 16일 약 20여분 간 계속된 폭격으로 인해 도시 전체 건물의 80% 이상이 파괴되었다 합니다.마인 강변의 아름다운 도시 뷔르츠부르크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이 보였으나 잿더미속에서 다시 일어섰으며,,이 곳은 좋은 품질을 자랑하는 프랑켄 와인의 원산지라고 합니다..
뷔르츠부르크 시내입니다.
이곳에서의 일정은 당일치기 였습니다. 오전 & 오후를 이곳에서 보내고 저녁무렵에는 로텐부르크에 가야합니다.
보이십니까? 저 튼실한 다리와 섹시한 뒷모습...그동안의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기위해..열심히 일한 덕에 얻은 결과라고나 할까요..
뷔르츠부르크의 동편에 자리잡은 거대한 복합 주거단지인 이 궁전은 참으로 볼거리가 많은 곳입니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였는지..그 볼거리들을 놓치고 말았네요. 여기서 다시한번 여행을 떠나기 전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됩니다.
비록 안에 들어가 보진 못했지만 예쁘고 깔끔하게 그리고..제법 화려하게 만들어진 정원을 보면서 이 궁전이 어떤 이들에게 어떻게 쓰였는지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노이뮌스터 교회입니다.
11세기에성 킬리안과 그의 동료들인 아일랜드 순교자 성 콜라나트와 성 토트난이 묻힌 장소에 세워진 이 교회는 바로크양식의 돔과 붉은 사암이 특징입니다.
오래전 그 시대에 어떻게 저렇게 높고 아름다운 돔을 만들 수 있었는지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조각상 및 미술품들과 건축물들을 보고 있으면..현재 내가 살고 있는 이 시대가...너무 삭막한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교회 안의 웅장함과 경건함에 잠시 넋을 놓아 보았습니다..
섬세한 표현..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밖으로 나와 다음 행선지로 이동합니다. 거리에서 재미난 볼거리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조금 독특한 자세를 취한 조각상에서 아주 이상한 포즈를 취해봤습니다..또...ㅇ...치...ㅁ!!
낯선 곳에 가면..그 지방 특색이 묻어나는 곳에서 끼니를 해결 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 정작 찾아가는 곳들은 모두 익숙한 곳들 뿐이더군요..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들른 이곳 또한..너무나 좋아하는 '써브웨이' 샌드위치 가게 입니다. 양 많고 가격 저렴해서 종로에 갈때마다 잊지않고 찾아가던 그 써브웨이가..이곳에도 있었습니다..반가운 마음 반 , 익숙한 메뉴이기에 주문하는데 번거로움이 없을 거라는 생각 반으로 이곳에서 고픈 배를 채웠답니다....기념으로 아들녀석이..찍워줬습니다..제법 괜찮게 찍었죠?!!^^
언덕 위에 떡 하니 자리잡고 있는 마리엔베르크 요새가 보입니다.
구 마인 다리
마인강을 가로질러 구시가와 마리엔베르크 요새를 연결하는 아름다운 ..구 마인 다리를 지나..요새에 이르는 길 초입에 와 있습니다..귀엽고 앙증맞고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두 사내이지요?!!..ㅋㅋ
봄햇살이 따사롭고..들판에 민들레 홀씨가 쫘악...피어있으며 사방이 온통 초록인 이곳에서 잠시...갈길이 멀다는 사실을 잊어봅니다..마냥 좋아라 뛰어다니는 아이의 모습에 반해,,,홀씨를 날려보겠다고 있는 힘껏 입안의 바람을 모아 불어대는 사랑스러운 모습에 ..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깨달아 봅니다.
요새를 코 앞에 두고...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태랑이의 애마 .. 휴대용 유모차가 그동안 너무 많은 일을 한 탓에..고장이 났습니다. 발 받침대가 끊어져 버렸습니다. 우리의 여정은 아직 많이 남아있는데 이녀석이 일하기 싫다고 엄살을 부리네요. 할 수 없이 근처에 매어져 있는 비닐 끈을 급조해 임시방편으로 해결을 봤지요..
저 유모차는 저 상태로 모든 일정을 다 소화하고 제 임무를 마쳤습니다. 원래의 계획은 마지막 여행지인 프라하에 버리고 오자 였는데..고생만 시켜놓고 차마 두고 올 수 없어 결국 집까지 가져와...지금은 창고에 그대로 처박혀 있습니다..ㅋㅋ
이곳이 마리엔베르크 요새입니다.
옛 켈트족의 성채 자리에 세워진 이 요새안에는 13세기에 세워진 최초의 부속 교회와 르네상스-바로크 양식의 궁전이 있습니다. 유럽을 여행하다 보니..이제는 제법 건축양식들을 구분 할 수 있는 안목이 생겨나더군요.. 경험..이것 또한 여행의 장점 중 하나이지요.
열심히 구경하고 있을때 어디선가 낯익은 소리들이 들려왔습니다.
"자..각자 구경들 하시고...이따 이곳에서 다시 모이겠습니다. 화장실 가실분은 미리미리 다녀오세요.. 여기 화장실은 돈 내지 않습니다..무료예요.."
한 무리의 중년의 한국인 관광객들이 막 도착했더군요..가이드의 안내 중 화장실 이용이 공짜라고 강조하는데..살짝 웃음이 나더군요..^^
요새에서 보이는 저 예쁜 건물은 쌍둥이 탑이 있는 바로크 양식의 예배당.. 캐펠레 성당입니다.
조금 더 시간이 있었더라면 ,,, 더 많은 것을 담아갈 수 있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뷔르츠부르크 시내를 바라보며 눈도장 꾸욱 찍고 중세마을 로텐부르크로 이동합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하던가요?
로텐부르크로 향하는 열차안에서 자기또래의 여자아이를 만난 태랑이는 스스로 인연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로텐부르크역에 도착하니 시계가 오후 6시를 향해 부지런히 달리고 있었습니다. 해는 뉘엿뉘엿 저물어가는데 머물 숙소도 정하지 않았고..예상과는 달리 역 주변이 휑 ... 하기만 하고..어찌할바를 몰라 살짝 당황해하고 있는데...ㅋㅋ 한 수더분한 모습의 아저씨 한분이 다가오셨습니다. 이유는 호객 행위였지요..
예전 프랑프푸르트에서 숙박비 흥정과 더불어 피렌체에서의 호객 행위를 겪어 본 터라 그다지 당황스럽거나 하진 않더군요. 그저 사람사는 곳은 어디나 다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을 뿐입니다.
주변에 남아계신 아저씨는 그 분 한분 뿐이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숙박비에 대한 가벼운 흥정을 마친 후 아주 낡아 금방 주저앉아 버릴 것 같은 자동차에 몸을 싣고 ...마을로 들어갔습니다.
아이와 함께 온 이 동양인 여행객들을 위해 마을 한바퀴를 구경 시켜 주신 후 숙소에 데려다 주셨습니다.
꼼꼼하지 못한 성격탓에 여행일정을 적어놓은 기록이 없어 하루 숙박비가 얼마였는지 알려드릴 수 가 없네요. 그래도 제 기억으로는 암스텔담에서 머물렀던 한인민박집 보다는 비용이 저렴했습니다.시설도 훨씬 훌륭했구요. 아기자기하게 신혼방?처럼 꾸며진 원룸에 개인 화장실과 샤워실이 딸린..다녀 본 민박집 중 최고의 시설을 갖춘 곳이었습니다. 언젠가..로텐부르크 가시면 꼭 이곳을 이용해보세요..강추입니다.




제공되어진 아침식사입니다..
여기에 우유와 쥬스가 넉넉하게 준비되어집니다. 사진속의 초콜릿과 과자, 그리고,,유리로 만들어진 펜던트?는 태랑이를 위한 특별 선물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작고 귀여운 자동차와 오토바이 장난감을 선물로 받았지요..아이가 있는 집이어서인지 여러모로 태랑이를 위해 많은 배려를 해 주셨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눈빛 만으로도 마음이 전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깨달을 수 있었지요..
중세시대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이 아름다운 도시 로텐부르크는 로만틱가도의 대표도시라 할 수 있습니다. 마을 규모는 그리 크지않아 하루면 충분히 돌아 볼 수 있을만큼 작지만..떠나는 발걸음이 무겁게 느껴질만큼..기억속에 오래오래 간직하고픈 그런 마을이었네요.
마르크트 광장입니다. 사진속의 건물은 시청사이구요.
마을 곳곳을 거닐다 보면 하루에 여러차례 이 앞을 지나게 됩니다..얼마나 작은 마을인지 아시겠죠? 이곳에 여행객을 위한 안내소도 함께 있습니다.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성벽입니다. 이 성벽을 따라 한바퀴 돌고나면 마을 전체를 둘러 본 셈이지요.
점심을 먹으러 공원에 나왔습니다.
지글지글..구워지는 동안 입맛을 마구 돌게 했던...기름진 음식들로 구성된.. 점심메뉴입니다. 맛 참 좋아요..
인형같이 생긴 이 귀여운 소녀와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태랑이 입니다.
장난감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약 한시간 가량을 함께 놀았습니다. 여기서는 언어장벽?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눈빛을 보내고 미소로 답하고..그것으로 모든 대화가 가능합니다.^^
저희가 도착했을때는 마을사람들이 전통복장을 입고나와 무언가를 위해 준비하고 연습하는 모습이 한창이었습니다. 한쪽에서는 북소리가 들리고...아이들은 광장에서 뛰어다니고...5월 21일경에 전통축제가 열린다고 합니다. 이때 과거의 전통복장을 입고서 예전의 모습을 재현한다고 합니다...아쉽게도 축제를 구경할 수 없었지만..그 분위기를 살짝쿵 느낄 수 있어..그나마 다행입니다.
아이들이 저마다 바구니를 들고 뱃지를 열심히 팔고 있었습니다. 기념이라..몇개 샀는데..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네요. 언제봐도 사진 속 태랑이의 머리모양...압권입니다..ㅋㅋ
우편배달원입니다. 마을이 작다보니 특별한 이동수단 없이 도보로 다니는것 같았습니다. 여기서는 "빨리 빨리..."라는 말 소용 없겠죠?!!
게스트하우스 주인 아저씨입니다.
말로 다 표현하고 싶어도 .. 충분치못한것 같은..그런 로텐부르크에서의 추억들..다시한번 꼭 가보고 싶네요..마을도 사람들도 예뻤던..로텐부르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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